메리디안 시사 인터뷰—일본 참의원 선거 (우노 시게키 교수)

인터뷰어: 조 나루히토           게시일: 2013년 8월 9일


7월 21일에 열린 일본 참의원 선거에 대해 동경대 우노 시게키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이번 참의원 선거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결과가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야당이 유권자들에게 유효한 선택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민당이 싸우지 않고 승리했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자민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및 원전 재가동 문제 등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또한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세력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쟁점들에 대해 야당 측이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데 실패했고, 그 결과, 아베 정권 반년의 평가와 ‘뒤틀린’의회(역주: 참의원과 중의원의 다수당이 각각 다른 상황)만이 쟁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 자민당의 압승을 가져온 다른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5년간 지속됐던 고이즈미 총리 정권 이후 일본에서는 거의 매년 총리가 바뀌는 기이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더 안정된 정권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이 앞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나, 일단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두고 보자는 것이 유권자들의 판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된 것은 왜입니까? 그리고 양당체제가 일본에 좀처럼 정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2009년 총선에서 일본 유권자들은 정권교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지만 이후 민주당 정권 3년의 실적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구체적인 실적 평가 이전에, 이 당이 정권 및 당내를 운영할 거버넌스 능력 면에 있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민당이 오랫동안 정권을 독점해왔기 때문에 일본 야당은 정권 운영 경험이 없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90년대 정치 개혁에 의해 도입된 소선거구제의 힘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비자민당이라는 것 이외에 당을 하나로 묶어주는 이념을 가지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많은 관심을 모았던 유신회는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위안부' 문제에 관한 실언으로 추진력을 잃었습니다.  신자유주의적인 색채가 명확한 민나노당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전 문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여준 공산당에 반자민당 표가 집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야당 측의 분열이 자민당의 압승을 허락한 것입니다.  현 선거 제도 하에서 자민당에 도전하는 측은 연합하지 않고는 승산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민주당—비자민(非自民)이라는 것만이 당의 기반인―이 실패한 이상 야권 연대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 이번 선거에서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 많았지만 투표율은2010년 참의원 선거보다 낮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기적인 추이를 말하자면, 1990년대부터 투표율—특히20대의 투표율―저하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2000년대에는 투표율이 약간 증가했으나, 지난 12월 [중의원] 선거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낮았습니다.  자민당 득표수는 안정되어 있으므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자민당에 비판적인 유권자 층입니다.  이 유권자들은 과거의 정권교체에 실망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중요한 쟁점들에 대한 적합한 대안을 제시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2009년의 정권교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지난 반년 동안 드러난 민주당의 미숙함에 더 큰 실망을 경험했습니다.

- 이런 선거 결과가 일본 내 정계 재편성— 예를 들면 새로운 연립 조성과 같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명당은 헌법 개정에 소극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에 더 적극적인 정당과 연립을 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아베 총리가 이런 선택을 한다면 민주당 내 개헌파의 움직임을 포함한 정계 재편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편, 자민당에 대항하는 야당 세력의 결집을 목표로 하는 정계 재편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어떤 세력이 주도권을 가지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괄목할 만한 정계 재편이 일어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안정된 지지 기반을 가진 공명당과의 연립을 해소하는 것은 자민당에게 무척 위험한 선택입니다.  야권에서도 민주당의 리버럴(リベラル) 세력이 유신회의 보수 세력과 연계를 맺는 것이 어려울 것입니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정권이 참의원과 중의원 양원에서 안정 다수를 획득한 이상 정계 재편의 움직임이 시작될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 ‘뒤틀린’ 의회 상황이 해결된 지금 아베 정권의 운영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지난 반년 동안 아베 총리는 '안전 운전'을 해왔습니다.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헌법 개정이지만, 이를 강행하기보다는 경기 회복에 집중해왔습니다.  이제 ‘뒤틀린’의회 상황이 해결되었으니 지금까지 참아왔던 총리의 본래의 정치적 의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의외였던 점들이 있었습니까?

공산당이 예상 이상으로 약진했습니다. 도쿄, 교토 및 오사카에서 공산당이 의석을 획득한 것은 도시 지역 반(反)자민당 유권자의 규모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그에 상당하는 만큼 의석을 잃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야당 내부의 표가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원전 재가동이었습니다. 아베 정권이 원전 재가동을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에너지 정책은 이번 참의원 선거 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총선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었지만,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30년대까지 원전을 폐지하자고 호소하면서도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원전 반대파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대한 자세를 보면 3.11 사고를 통해 배운 것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전을 재가동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특별한 지침이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서서히 원전 재가동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의 또 한 가지 쟁점은 헌법 개정이었습니다. 아베 정권이 앞으로 9조 개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베 정권은 9조 개정에 앞서, 헌법 개정 절차를 규정하는 96조를 개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헌법 개정의 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떠한 내용이 개정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논하기도 전에 절차 개정을 시도하려 했던 아베 총리는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9조 개정이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임기 기간 중 언젠가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중국과 한국 뿐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까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일본이 정말 '우경화'되고 있을까요? '우경화' 현상이 이번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십니까?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와 같은 집단이 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증오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최근 일본에서 배타적, 혹은 외국인 혐오적인 태도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담론에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일본 국민 전체가 민족주의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지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증오의 행동을 하는 것은 일본 국민의 일부일 뿐, 국민의 다수가 변화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유신회의 하시모토 도루 대표의 '위안부' 발언은 지지를 얻지 못했고 오히려 많은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베 정권의 외교 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갈 것으로 보입니까?

아베 총리는 대두하는 중국과 한국을 향해 '강한' 일본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실용주의자이기도 해서, 일중/일한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갈등이 생긴다면, 아베가 [보수적] 지지 세력에 밀려 중국이나 한국을 향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강경한 자세를 취하게 될 때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베 총리는 '강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요? 지난 몇 년 동안, 총리가 거의 매년 바뀌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일본 국민들이 아베 총리에게 다음 3년을 허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은 아베 총리의 결정이 없는 한 선거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총리가 빈번히 교체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선거가 자주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베가 '자멸'하지 않는 한 임기를 마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헌법 개정 계획이나 외교정책의 무리한 강행을 제외하면 아베 정권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못할 이유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슈는 경기입니다. '아베노믹스'가 실질적 경제성장을 가져오느냐가 아베 정권 평가의 중대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아베의 경제정책이 실패한다면, 거대화된 여당 내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 정권의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당장 풀어야할 문제는 역시 소비세 문제입니다. 계획대로 소비세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이를 회피할 것인지가 아베 내각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입니다. 아베 정권이 이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보수 내부에서 지지기반을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정권 안정의 지름길일 것입니다. 그리고 아베가 헌법 개정이나 외교정책 면에 있어 헛발을 디디는 경우, 정권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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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노 시게키: 동경 대학교 교수.  동경대 사회과학연구소 현대정치비교연구부에서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는 정치사상사와 정치철학이다.  2007년 "토커빌: 평등과 불평등의 이론가"로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