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디안 180 북리뷰 시리즈: 『헌법의 분화』--귄터 토이브너

서평 작성자: 카일 라이너트(Kyle Reinert)  번역: 고한나 (Translated by Hanna Ko)  분류: 헌법, 인권


귄터 토이브너(Gunther Teubner):  International University College at Torino 비교사법 및 법사회학 교수. (더 읽기).

『헌법의 분화』는 정치적 독립체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들의 입헌(constitutionalization) 현상을 탐구한다. 국제적 개체들, 다국적기업, 초국가적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서 더욱 더 큰 역할들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더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본래의 헌법 이론과 입헌 방식들은 오늘날의 문제에 대응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토이브너는 이 사실을 대면하고 세계적인 비국가헌법들의 전망을 더 잘 탐구하기 위해 이 글을 집필하였다. 이 목적을 위하여, 토이브너는 초국가 및 다국가 독립체들과 단체들에 존재하는 비공식적 헌법성을,점차 확산되고 있는 입헌의 분열 현상을 받아들이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탐구하고, 장려하고, 궁극적으로는 제도화 하기 위해, 사회적 헌법주의 혹은 헌법적 사회학을 실천방법으로서 제안한다.

토이브너는 사회적 기능들이 더욱 더 복잡하고 더욱 더 초국가적인 조직들로 분열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국민국가 헌법은 더이상 현 시대에 대응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토이브너는 국민국가와 세계적인 입헌 이론들을 검토하고, 이들이 권력적,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 때문에 초국가적 체제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이 입장을 설명한다.더 나아가 토이브너는 또한 국가(state)의 헌법적 권력에 기반하지 않은, 국가적(national) 혹은 초국가적(transnational) 조직들 자체 내에 기반한 더 작고 전문화된 헌법들이 현대의 사회적 및 초국가적 조직들과 문제들의 복잡성과 분열에 대응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그가 주장하는, 헌법의 분화 (constitutional fragmentation)의 개념을 설명한다.

헌법의 분화: 요약

현대 헌법 사상가들과 국가 정치적 조직체들은 더 이상 사회의 모든 부분들을 위한 법 제공자(law-giver)와 헌법적인 기반의 역할을 할 수 없는가? 현 시대에는 예전의 헌법 사상가들이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었던 여러가지 문제들이 출현했다. 토이브너는 기업의 인권침해 스캔들, 세계무역기구(WTO)가 자유무역의 이름으로 환경 혹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 그리고 의학, 과학,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의 부정부패 등을 현대 문제들의 예로 든다.국가는 현대에도 여전히 강력한 주요 참가자로 존재하나, 각기 다른 사회의 기능적 영역에 속하는 다양한 조직체들의 분열과 그들의 문제들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대 이론가들은 현대의 복잡성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상들을 주장하지만, 토이브너는 아직까지는 그들의 논의가 잘못된 이슈들에 집중했다고 본다.

토이브너는 현존하는 학파들은 국민국가 헌법주의자들(nation-state constitutionalists)과 세계적 헌법주의자들(global constitutionalists)들의 본래 주장에 지나치게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국민국가 헌법주의자들은 국민국가와 그 헌법의 정당성과 권력에 집중하며, 초국가적 독립체들과 그 헌법들은 오로지 국민국가의 주권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본다. 국민국가의 주권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생겨난다면, 이 학파는 그것을 국가의 자주권에 대한 모욕으로 볼 것이다. 이 극단의 반대편에는 세계적 헌법주의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세계적인(global) 주체들이 전세계적인(world-wide) 헌법과 규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토이브너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헌법 이론가들의 국민국가 외부에서는 헌법적인 공허함이 있다(즉, 헌법은 오직 국가 내부에서만, 그리고 오직 국가만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가정을 반박하려 시도한다. 오히려, 그는 인식 가능한 헌법적 규범들이 초국가적 체제들(regimes) 내에 존재하며, 이것을 장려할 수 있으며 또한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p 73-74).토이브너는 경제, 예술, 과학 영역 등 사회의 다양한 기능들을 위한 각각의 더 작고 전문화된 헌법들이 있는 분열된 헌법주의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세계적, 사회적 분산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사회의 여러 영역을 위한 헌법들은 전에도 있었지만, 국민국가 내에서 이런 헌법들은 무수히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토이브너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 현대의 사회적 및 초국가적 조직들에는 국민국가 식의 헌법 제정이 부적절함을 보여준다.일반적으로, 토이브너는 경제영역처럼 더 큰 자율성(autonomy)을 필요로 하는 다른 체계(system)들을 위한 헌법들을 만드는 데에 체계로서의 정치(politics as a system)가 지나치게 큰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이의 대표적인 예는 모든 사회 체계가 정치의 엄격한 통제 아래에 있으며, 많은 경우 국민국가 내의 단 하나의, 혹은 소수의 행위자들이 모든 사회 체계를 통제하도록 하는 전체주의 헌법 이론이다. 반대의 헌법적 극단은 자유주의 전통으로, 토이브너는 이 전통이 비정치적 체계들을 열외 취급하고 국가의 헌법적 사유로부터 완전히 제외시켰음을 지적한다. 현대에는 복지국가의 헌법 이론들이 교육 등 특정 사회 기능들에 대한 책임을 지되, 경제 등 다른 사회기능들에는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양 극단 사이에 더 나은 균형을 찾았다고 토이브너는 주장한다.토이브너는 정치 외의 다른 체계들이 입헌 논의에 부분적으로 포함되는 것, 특히 복지국가가 경제나 교육과 같은 사회의 구체적인 부분들에 집중된 헌법을 위한 틀(framework)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하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직도 정치가 다른 체계들에 주입되고 있다고 본다. 질서자유주의(ordoliberal)학파는 경제가 정치보다 우위에 있음을 주장하는 학파로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헌법적 틀 안에서 경제 체계가 극단적인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토이브너는 이렇게 하는 것은 다른 체계들을 훼손시킨다고 지적한다. 토이브너는 이런 접근들은 모두 국가간 혹은 국가 외의 영역에 있는 조직들에 대한 분열된 헌법적 사유에 대응함에 있어 어떤 중요한 면에서 부족하다며 거부한다. 대신, 토이브너는 국민국가들이 입헌 절차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그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믿는다.

토이브너는 자율성과 프레임워크의 문제를 둘 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의 권위, 정당성, 그리고 기능을 구체적인 사회적 체계들을 위한 여러 개의 평행한 헌법들 사이에 분담하는 헌법 다원주의의 한 형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토이브너의 헌법 분화 이론(theory of constitutional fragmentation)은 정당화되고, 정치적으로 보장되고, 법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비차등적 형성물들" ("collegial formations")에 자율성을 줌으로써 이런 절충안을 찾는다. 이 이론의 실례로, 토이브너는 역사적으로 종교가 자율성을 가졌던 것과 자유 조직들의 예를 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복잡한 합의는 여러 개의 사회 체계를 통제할 수 있는 충분한 권력과 자원이 있는, 국민국가의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하다.

다음으로 토이브너는 헌법 다원주의를 국민국가의 테두리 안으로부터 초국가 영역으로 가져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몇몇 시도는 제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언뜻 보기에는UN, WTO, IMF, 세계은행 등 내부적인 헌법적 구조가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는 주요 기관들이 아주 많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토이브너는 비국가 조직체들을 위한 헌법 구조를 확립하는 데 몇가지의 주요한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한다. 공적인 행위자인 국민국가는 많은 경우 정치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입헌 하려는 그 어떤 시도라도 지나치게 정치적인 이슈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조직에 필요한 자율성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며, 조직의 효율적이고 적절한 기능 수행 외의 다른 고려 사항들을 주입한다. 사적인 행위자들의 경우, 헌법을 가진 조직을 세우려면 매우 장기적인 상황에서 함께 일할 의지가 있어야 하며, 보통의 파트너십 합의의 범위를 넘어서는 신뢰와 상호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많은 사적 행위자들의 능력 밖의 일일 수 있다. 위험을 기피하는 기업들과 다른 조직들은 다른 행위자들이 빠질 경우에 붕괴해 버릴 위험이 있는 헌법적인 구조에 투자할 의지가 없을 수 있으며, 일관성 있는 국가들의 법으로 규제되지 않고 실체를 알기 힘든 국제법으로 규제되는 영역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럴 수 있다.

초국가적 체제(regime)들이 입헌이 불가능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하는 이론가들이 많으나, 토이브너는 초국가적 공적 기관들이 입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Social Accountability International과 같은 초국가적 사적 기관들 또한 그러하다고 주장한다 (p.56). 다른 이론가들은 어떤 이들이 입헌이 이루어 지고 있다고 보는 조직들에, 사실은 분쟁 조정 혹은 중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규칙들이 법제화(juridified) 되었을 뿐, 진정한 입헌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와 반대로, 토이브너는 각각의 기능으로 정의되는 헌법적인 체제들로 사회가 분열되는 세계적인 현상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고 본다. 나아가 그는 헌법적 규범의 질(quality)과 지위(status)를 검토할 수 있는 네 개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입헌이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들을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초국가적 체제가 만들어낸 규범들이 단순한 규제 혹은 분쟁 해결 이상의 역할을 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둘째, 조직화된 정치적 절차와 자발적인 여론 절차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입헌된여러 개의 영역들이 구별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셋째, 국민국가에 있어 헌법적 규범들이 그러하듯이, 한 체제의 법적 규범들이 사회적 맥락에 충분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가는지 보아야 한다.마지막으로, 그 체제가 국민국가의 그것에 견줄 수 있는 헌법적인 구조를 형성하는지, 특히 헌법,법정판결(judicial rules), 사법심사(judicial review)의 우위가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헌법의 분화』: 분석

토이브너는 흥미롭고 중요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제안한다.오늘날의 헌법적인 문제들은 200년, 100년, 혹은 심지어 50년 전의 그것들과는 다르고 그 때 보다 확실히 더 복잡하다.그는 초국가적 실체들과 그들의 입헌에 대해 현존하는 많은 이론들을 반박한다.혹자는 토이브너가 법제화와 입헌의 차이를 과도히 강조한다고 비판할지 모른다.그러나 사실 그는‘법제화 대 입헌’이라는 기존의 구분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진정한 의미에서의 ‘입헌’이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다양한 초국가적 헌법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그에 따르면 앞으로 국가들은 입헌에 대해 보다불간섭주의적인 접근을 취해야 할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이는 현재 다수의 국가들이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그리고 이들의 체제가 앞으로 정치화로 인한 체제의 손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더욱 흥미로운 시각이다.이와 관련해 국민국가가 제시하는 입헌의 모형들이 초국가적 영역에 쉽게 이식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저자의 논의 또한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입헌의 미래에 대한 토이브너의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인다. 주요 조직들의 비정치화(de-politicization), 특히 본래 강력한 국가에 의해 수립된 공적 조직들의 비정치화는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UN의 경우와 같이, 몇몇 조직들은 그들이 처음 생겼을 때의 정황으로부터 해방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진정한 입헌이 이루어질 만큼 강력한 해방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여러 국가들이 그 조직의 권위로부터 탈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결론을 내리며 토이브너는 초국가적 정치와 입헌에 있어 우려되는 여러 영역들을 지적한다.국가들이 정치적 권력을 포기할 의지를 더 가지게 되거나 사적 행위자들이 입헌의 더 중요한 중심이 되기 이전에는 토이브너의 통찰과 제안들은 쉽게 실행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