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디안 시사인터뷰 특집—Citizens and Strangers

제1부: 수잔 쿠틴(Susan Coutin), 미국 이민개혁, 미성년자 이주 문제 및 2014년 '국경위기'에 관하여

인터뷰어:  김어진 (메리디안 180)      인터뷰일자: 2014년 9월 14일

수잔 쿠틴(Susan Coutin):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교수 (Department of Criminology, Law, and Society and the Department of Anthropology). 이민 문제를 둘러싼 사회운동 및 정치적, 법적 움직임에 관해 연구해왔다. 가장 최근 저서인 『Nations of Emigrants』는 엘살바도르와 미국의 정책입안자, 사회운동가 및 이주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민 문제에 대한 인류학적, 법사회학적 분석을 담고 있다. 현재 쿠틴 교수는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이민 권리 및 토착민 권리 운동의 기록 관행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쿠틴 교수님, 메리디안 180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본 인터뷰를 통해, 미성년자 이주에 관련된 미국 이민 개혁의 여러 단면과 현행 이민법 및 정책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 및 평가를 얻고자 합니다.

1. 미성년자 이주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주 관련 이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홀로 월경을 시도하다 적발된 중미 미성년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부모 미동반 미성년 밀입국자 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여름의 국경 상황 및 이 문제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를 묻고 싶습니다.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질문자가 언급했듯이, 중미 아동 이주자의 수는 증가했으나, 최근 보고에 따르면 그 수가 다시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는 멕시코의 국경 경비 강화, 이주민 본국 정부들이 벌인 불법이주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캠페인, 아동들이 본국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라는 미국 정보의 발표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아동 수가 줄었지만, 이 문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동의 수 그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이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3년에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한 영주거주자는 약 100만 명이었습니다.** 이 중 46퍼센트는 새로 도착한 이민이었고, 나머지 54퍼센트는 이미 미국에 있는 상태에서 이민신분을 조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 이제 국경에서 적발된 아동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적발된 부모 미동반 미성년자의 수는 2013년 회계연도에는 35,209명이었다가, 2014년 회계연도에는 그 수가 전년보다 88퍼센트 증가해 66,127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급증 현상의 심각성이나 이 아동들의 고난을 경시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66,127명은 그해 입국을 승인받은 합법적 영주거주자 수의 7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 수입니다. 또한 미국은 합법적 영주거주자 이외에도 관광, 학업, 상용 목적 등, 여러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입국을 승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합법적 입국자의 수에 비해 66,127명이라는 수는 비교적 적기 때문에, 미국이 이 아동들에게 임시적인, 혹은 영구적인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 아동들이 국경을 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범죄조직 폭력 및 치안 부재 입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범죄조직에 가담하도록 요구받고 있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죽음이나 성폭력의 위협에 시달리게 됩니다. 또한 이들 중에는 범죄조직에게 살해당한 친구나 친척을 가진 아동들이 많습니다. 다른 가정이나 동네로 거처를 옮긴다 해도, 범죄조직은 이 아동들을 추적해 찾아냅니다.

이들이 국경을 넘는 다른 주된 이유들은 빈곤과 이미 미국에 있는 부모와의 재회하려는 의도 등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만일 이민개혁법안이 제때 승인되었다면, 이 아동들의 부모 중 더 많은 수가 자녀가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비자 신청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정책들—억압적인 정부들에 대한 원조, 경제적, 군사적 개입 및 강제추방 등—이 이들의 출신국가인 중미 국가들의 불안정화에 일조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이 이 아동들을 책임질 의무를 가진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2.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여름의 '국경 위기'를 주된 이유로 언급하면서,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 이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국 이민개혁을 둘러싼 정치에 대해서 말해주는 것이 있을까요?

- 행정명령의 연기가 이민개혁의 미래 및 개혁에 영향 받을 이주자들에게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민자 권리 단체 및 행정명령에 기대를 걸던 많은 이주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개혁이나 행정조치가 여러 차례 약속되었다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개혁이 아예 추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회의마저 들게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연기의 배경에는 이라크 사태 및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이민개혁에서 멀어진 것, 부모 미동반 미성년자 문제에 대한 대중의 불안, 선거정치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연기와 함께 지난 수년간 되풀이되어온 이민개혁의 전개 양상, 즉 이민개혁안이 제시되었다가 긴급사태가 일어나면 무산되는 양상이 또 다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과거 2001년에도 이민개혁에 대한 강력한 지지기반이 형성되었지만, 이것은 9.11 이후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그 후 2006년에는 센센브레너(Sensenbrenner) 법안이 불법입국을 중죄로 규정하려 하자, 그동안 쌓여왔던 개혁에 대한 열망이 대규모 시위의 형태로 발산되었으며, 뒤따른 법안 싸움은 결국 교착상태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2008년 경기침체로 인해 이민개혁의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이제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정책 문제와 선거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불법이민들은 긴급사태는 일시적인 것이지만 자신들은 현 이민정책으로 인해 긴급사태를 날마다 경험한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번 개혁 연기로 인해, 이들의 긴급사태는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것입니다.

3. 이미 미국에 있는 미성년 이주자들과 미국 이민법/정책이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들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셨고, 연구 중 여러 정책입안자, 이민개혁운동가 및 미성년 이주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 이미 미국에 있는 미성년 이주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나 어려움들은 무엇일까요?

-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책으로서 현행 이민법 및 이민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와 관련해 현행 이민법 및 정책에 근본적인 한계나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해주십시오.

이미 미국에 있는 미성년 이주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법적 신분 문제 이외에도 여러 어려움을 겪습니다. 첫째, 교육 및 직업 기회에의 접근이 어렵습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도 출신국가로 돌아가지 않으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없습니다. 둘째, 미국에서 목소리를 갖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주자 공동체들은 범죄화, 인종화 및 각종 편견에 시달립니다. 마지막으로, 미성년 이주자들은 이주자 거주 지역을 개선해 다음 세대의 어린이와 청년들이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들을 겪지 않도록 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움들을 고려할 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미성년 이주자 집단의 다양성입니다. 이들은 (미국 태생이거나 귀화한) 미국 시민, 합법적 영주거주자, 임시 신분, 불법 체류자 등 여러 가지 법적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성 문제와 관련해, 저와 함께 일한 엘살바도르 이민 공동체 및 이민 단체의 구성원들이 언급한 문제 중 하나는 엘살바도르의 역사, 문화 및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 출신 이민들—특히 멕시코 이민들—과 혼동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유문화와 언어의 교육을 중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민법이나 정책이 이 모든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개혁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장기간 거주자가 합법화 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

(2) DACA (청소년을 위한 추방유예,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승인자과 다른 학생들이 합법적 영주거주자의 신분을 얻을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하는 것.

(3)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이민의 경우, 추방 여부 결정 전 이민판사가 재량 하에 회부된 자가 미국에 가져다주는 이득을 해당 범죄의 위험 정도에 견주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연구 중 제가 발견한 한 가지 한계점은 합법적 영구거주자 신분이 아닌 임시 신분이 주어지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불법 체류'라는 신분보다는 DACA나 TPS(임시보호상태, Temporary Protection Status)와 같은 임시 신분이 더 낫겠지요. 하지만 임시 신분을 가진 사람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불완전한 권리와 불확실한 미래를 가진 장기간 거주자들의 계층이 형성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선거권이 없고,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 도 없으며, 해외여행허가서(advanced parole)가 없이 출국할 경우 재입국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임시 신분은 가족의 분리를 지속시키고, 이주자가 미국 사회에 통합되는 것을 막습니다. 개혁 구상 중 이러한 '이등' 신분—즉 민주주의 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여러 권리를 장기간 배제시키는 신분—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주 미성년자'라는 범주는 생애 중 상당 기간을 미국에서 보낸 후 출신국으로 추방되는 미성년자들을 포함합니다. (법학교수 다니엘 칸스트룸(Daniel Kanstroom)은 [이런 이주 양상]을 "The New American Diaspora"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의 구상에 있어서, 미국에 친척이 있거나, 미국 학교에 수년간 다녔거나, 미국 사회에 동화된 전 거주자들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전 거주자에게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정책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 친척이 있다는 증거, 추방 후 출신국가에서의 일정 기간 법을 준수했다는 증거, 교육이나 직업에 관련된 성과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친척과의 재회를 위한 임시방문이나 장기체류를 승인하는 것입니다.

4. 교수님의 풍부한 필드워크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 미국 이민법 및 이민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첫째, 현 미국 이민법 및 이민정책이 가진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이민들의 실제 삶과 이것에 대한 법적 상상 사이에 연계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장기거주자들—특히 어린나이에 미국에 도착한 장기거주자들—은 여러 의미에서 사실상 미국 시민입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을 가졌고, 미국 학교에서 교육받았으며, 시민인 친척들과 함께 미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이곳에서 일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발되는 순간부터 이들은 불법 체류자 취급을 받아야합니다. 이러한 비연계성(disconnect)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적 판단이 이민이 미국에 대해 가지는 실질적인 관계(substantive ties)에 더 큰 비중을 둘 수 있도록 [법과 정책이] 개선되어야합니다.

둘째, 현행 이민법은 '뒤로 기우는 마감일'("receding deadline")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주자들에게 신분 개선의 기회를 주는 법들은 마감일을 규정하고 있기 마련인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어듭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감일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입국 사유나 신분조정 사유와 같은, 엄격하게 규정되었으나 지속적인 조건들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민정책을 구상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서 이 정책 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정책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려를 통해, 이주의 요인인 이주민 출신국가의 상황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모국에서 평화롭게 살며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기를 원합니다. 해외 이민 권리 운동가들이 교육과 직업의 기회 및 치안을 위한 조건 확립을 요구하며 이른바 '이주하지 않을 권리'("right not to emigrate")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고려할 때, 미국의 이민정책도 이민 문제를 다른 정책 문제들과 관련시켜 평가하는 포괄적인 접근으로 반드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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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숫자는 990,553명이었습니다. http://www.dhs.gov/sites/default/files/publications/ois_lpr_fr_2013.pdf